히어로가 세상을 구한다.
스케줄이 비는 시간에 한해서.
히어로의 하루는 구조 활동보다 촬영, 행사, 화보, 팬사인회로 채워진다. 세상은 히어로가 구한다 — 스케줄이 비는 시간에 한해서.
주 52시간 보장(잘 안 지켜짐). 관할 구청에 예고장을 접수하고 합법(?)적으로 활동하며, 인명 피해는 산재 처리가 안 되므로 건물만 부순다. 겉은 악의 제국, 안은 야근의 제국.
모든 국민은 만 5세(능력 발현 시기)가 되는 해에 V-Index 측정을 받아야 합니다. 측정 결과는 평생 갱신되지 않으며, 교육·보험·고용 심사 자료로 활용됩니다.
수치가 높게 나올 경우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되며, 다음의 제한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다섯 살짜리 답안지 한 장으로 결정되는 이 인생을, 사람들은 '망한 인생'이라고 부른다. — 세간의 통칭
발현은 만 3~5세, 고열과 '감정 폭주'를 동반한다.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기. 나머지 85%는 비각성자로 살아간다.
불, 전기, 괴력 등. 화려해서 몸값이 가장 비싸다. 히어로 산업의 주연.
치유, 제작, 공간이동. 히어로 매니저나 대기업·물류센터에서 일한다.
염동력, 세뇌, 독심술. 가장 위험시되며 V-Index가 높게 나올 확률 90%.
신체 일부가 동물·괴물로 변함. 능력은 약한데 외관 탓에 가장 차별받는다. 주로 하급 빌런이 된다.
도심 한복판에 불규칙하게 열리는 차원 균열. 쏟아지는 '재해종'은 말이 통하지 않는 괴수들이다. 빌런이 비즈니스 파트너라면 재해종은 천재지변 — 협상 불가, 보험 처리 불가, 오직 살육만이 본능.
대중이 히어로 엔터테인먼트에 열광하는 근원적 공포가 여기 있다. SS급 히어로가 단순한 광대가 아니라 '국가 전략 무기'로 대우받고, 협회가 그들을 함부로 자르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
강남 한복판의 123층 유리 마천루. 외벽 전체가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인기 히어로들의 광고와 뮤직비디오가 24시간 재생된다. 입구에는 조공 공간과 대포 카메라 팬들. 내부는 5성급 호텔급 로비, 정중앙의 거대한 굿즈샵과 포토존 — 훈련장은 눈에 안 띄는 지하에 쑤셔박혀 있다.
주변 빛을 모두 흡수하는 듯한 검은색 통유리 마천루. 건물 허리의 붉은 LED 전광판에 실시간 메시지가 흐른다. 내부는 살벌한 보안 게이트 너머 회색 파티션의 미로 — 테러 기획안, 시말서, 믹스커피, 야근에 찌든 엘리트 빌런들.
팬덤은 블루의 것, 대중은 할로의 것 — 위험해서 사랑받는 남자와 무해해서 사랑받는 남자.